화보·글

인간 - 趙 治 勳

野 人 2015. 7. 30. 22:38


예전에 책을 소개하면서  棋士 - 勝負師 ,  勳에 관해서는 언급한 적이 있었다.


아래 내용이  그때 올렸던 글이다.



最多勝  /  最多 타이틀  /  最年少 入段  기록 보유  !

最年少   名人 - 本因坊  !!

大三冠 4회 ,  불멸의 기록 - 홍인보 10 連覇  등  初有의 기록들을 수없이 양산해 내며

日本바둑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고 있는 ..


25 世   名譽  홍인보   趙   治   勳

 

 

역시 세상 인심은 야박하고 간사한 것이다.

大三冠을  連覇 할 당시에는  三棋聖이 모두 합세해도  趙를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최고의 찬사가 쏟아지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저평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점을 찍으며 거침없이 나아갈 때는  누구나 강해 보인다.

당대의 일인자들은 당시에는 누구나  최고의 찬사를 얻곤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밀리고 ..   세월의 무게에 눌려 ...   정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하면

간사한 세상의 인심은  급속도로 냉랭해 진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시점에서의 평가란  그리 객관적일 수 없는 이유다.

적어도 전성기가 지난 후에, 은퇴 후에 ..   장구한 세월이 흐른 후에야

보다 공정하고 준엄한  역사의 평가가 내려지는 것이다.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이등병과 조자룡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가 아인슈타인보다 위대하다는 것은  語不成說이다.

지금 활동하는 棋士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비교 대상도 아니고  물증도 없고 답도 없는  무의미한 것들을 억지로 비교해 가며

강약을 구분 짓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는 듯한  아둔한 무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심하기도 하고  약간은 짜증도 난다.

 

허면  古 名人이나 吳 선생같은 분이  그 棋才를 지니고

정보와 수법이 넘쳐나는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서  또 공부하고 연구했더라면 ?

지금 棋士만 못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을 터 ~

 

굳이 따지자면  바둑은  기록 경기가  아닌  순위 경기다.

거기에 상대성이라는 ..   전혀 예측 불가능한 변수도 있고 ~

누구에게도 시대를 초월하고  棋風과 상대성을 무시하며  단순 비교하는 ..

그렇게 줄을 세우고 확단할 수 있는  근거와 잣대는 없다는 말이다.

시대가 다른 사람들을  굳이 그렇게 비교하며 폄하할 필요까지야 ..


사카다 선생이 林海峰에게  棋藝나 수읽기가 달려서 그렇게 당했겠는가 ?

 

 면에서  道策과 吳淸源이 진정 위대한 것이다.

그들은 무엇보다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모방이 아닌 창조를 이뤄냈고

棋士 생활을 하는 동안 적수가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一人天下 시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권좌에서  누군가에게 끌려 내려오지 않은 존재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너무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사고방식에만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 ..

서로를 비교하고 편 가르며  줄을 세우는 데에만  너무 익숙한 것은 아닐런지 ...

 

그냥 당대의 일인자로서 ..   그들 또한 훌륭한 승부사였다고  느끼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순전히 몸으로 하는 스포츠도  40을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

어찌하여 두뇌로 한다는 바둑은  30만 넘으면 고꾸라진단 말인가 ?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길도 없는 부분이 아닌가 ??


이는  속기 일변도로 치닫는  碁戰 제도의 문제이든, 나태해진 棋士  개개인의 문제이든

오늘날의 바둑界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이는  棋士 개인의 영욕 차원이 아닌  바둑界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정년이 30인 직업도 있다던가 ?

이래서야 누가 감히  바둑을 業으로 삼겠는가 ??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수십 년 남은 棋士생활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 ?

간사하고 차가운 민심으로부터  그대들의 명예는 또  무엇으로 지킬 것인가 ??

무엇보다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


바둑이 체력만으로 승부하는 ..   그리도 얕은 것이었던가 ?

바둑이 弱冠의 나이 독주가 가능한 ..   그리도 녹록한 것이었던가 ??


棋士생명이 짧아질수록  바둑이 설 자리 또한 좁아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깊이와 가치가 뒷걸음 치고 있다는  씁쓸한 느낌 지울 길 없다.


高川 선생은  53 歲의 나이로  당당히 名人位에 올랐고

사카다 선생은  不惑을 넘기면서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후지사와 선생은  " 내 나이 50에  비로소 바둑이 늘었다."  했다.

知天命을 훌쩍 넘긴 나이에  젊은 俊英들을 차례로 메다 꽂으며  화려한 정점을 찍었단 말이다.


耳順을 넘긴  사카다 선생은  여전히 棋界의 호랑이로 군림하면서도

하시모토 선생을 대할 때면  옷깃을 여미며 부끄러워 했다.

이와모토, 하시모토 선생은  七旬이 넘어서도  바둑판을 호령했단 말이다.


오늘의 棋士들, 이 점만은 진정  부끄럽지 아니한가 ?











이번에  趙 名人이  오랜만에  기념대국을 위해  내한을 했다.


사람 냄새 나는 - 가슴 한켠을  자꾸 찡하게 만드는 ..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옮겨 본다.



시간패, 괜찮다.  그것도 운명이다.


한국에 오면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기분이 진짜 좋다.  한국팬들이 좋아해줘서 너무 행복하다.

한국팬들 앞에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일본에 사니까 오히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한국말로 전하고 싶은 가슴속의 말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 못하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부끄럽다.


만약에 바둑이 없었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사는 게 재미없었을 것 같다.  불행하고 힘들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바둑 때문에 내 인생은 재미있다.  그래서 나는 바둑을 둔다.


실력이 늘지 않는데도 계속 공부하는 이유는..

나는 일본기원에서 대국료를 받는다.  바둑을 이기든 지든 일본기원에서 돈이 나온다.

형편없는 바둑을 뒀을 때는 돈 받기가 창피하다.  그래서 매일 공부한다.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 자신에게 중요하다.


그는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존경하는 선배다.


아내가 많이 아프다.  암 투병 중인데 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집에서 요양 중이다.

결혼해 40년 가까이 서로 사랑하며 살았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마음 아프고 힘들다.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  다만 죽기 전에 잠깐이라도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








예전부터 그의 인터뷰를 대할 때면, 항상 그의 곁을 따라다니던  執念 - 鬪魂 ..

이런  화려한 수식어와  영광에 가려진


인간미와 순수함 - 이국땅에서  견뎌 내야 했을  勝負師로서의 외로움 - 그늘과 아픔 ..

이런 것들이  얼핏얼핏 느껴져서

왠지  짠하고  미안하고 ..   그랬었다.



부 디   부 인 의   쾌 유 를   빕 니 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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