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글

龍虎相搏이면 둘 다 쓰러진다

野 人 2009. 9. 23. 19:14

 

61 年 ,  요미우리 新聞社는 本因坊戰을 능가하는  最大 碁戰인 名人戰을 개최한다.

슈사이 名人의 死後에  세상에서 사라졌던 傳說 ~

名人 - 本因坊이라는  찬란한 수식어가  이제 다시 세상에 등장할 기회를 맞은 것이다.

 

연초에 개막된 名人戰은  호화 멤버를 총망라한  13 人이  총 78 局의 리그전을 전부 소화한 끝에

62 年 ,  8 月에  初代 名人 - 후지사와를 탄생시키며  그 막을 내렸다.


 

 

 

戰前의 예상은  吳淸源 - 坂田 ,  兩雄과  高川 등이  初代 名人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다.


러나 초반 레이스부터 난조를 보인 다카가와는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밀려났고..

巨星 吳淸源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주춤한 사이

다크호스 후지사와가  8 勝  2 敗로  선두로 치고 나오는 가운데..


破竹之勢로 포스트 吳을 외치던 사카다와  저력을 과시하며 후반에 다시 피치를 올린 吳淸

7 勝  3 敗로  후지사와의 뒤를 쫒는 양상이었다.


드디어 初代 名人位를 결정짓는 最終局이  吳淸源 - 坂田 ,  후지사와 - 하시모토의 대결로

각기 다른 福田家에서  동시에 벌어지게 되는데..


자 ~  이제 후지사와는 하시모토를 이기게 되면  吳 - 坂田의 결과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名人位를 결정짓게 되고, 敗하게 되면  吳 - 坂田의 勝者와  동률 재대국을 펼쳐야 하는 상황.


그러나 후지사와는 그 중차대한 한판을, 그것도 상대가 천적 하시모토임에도 불구하고  제꺽제꺽 두다가

결국 싹싹하게 돌을 거두고 만다.  시간을 3 시간 이상 남겨둔 채 ~


이쯤 되면 아무리 대범하기로 소문난 그 이지만  팬들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보통은 넘으리라.


' 吳 - 坂田 '  戰의  사카다 유리 說을  전해 들은 후지사와는

" 드디어 坂田 名人이 탄생하는가.."

마치 남의 일처럼  무심한 한마디를 남기고는 웃는 낯으로  밤거리로 나선다.


한편, 이 시각  또 다른 福田家에서는  吳 9段은 다친 다리로 인해 의자에 앉아 있고..

사카다는 다다미 한 장을 더 끼운 평상에 앉은 채  양말까지 벗어부친 진풍경을 연출하며..

그렇게 兩雄은  바둑판을 마주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吳 9段은 그 人品과 棋品에서  알 수 없는 神韻이 감도는 느낌이고

사카다는 동작 하나하나에서  그 특유의 鬼氣를 내뿜고 있다.


 

 

 

 

' 吳 - 坂田 '  戰은  사카다가 그 절대 유리했던 바둑을 따라잡히며

뼈를 깎는  끝내기 승부로 치닫고 있었다.


원래 吳淸源은 유리한 바둑은 말 할 것도 없고  불리한 바둑을 따라잡는 추격전 또한

서부의 총잡이를 방불케 하는 면이 있다.


등 뒤에서 뚜벅뚜벅 다가오는  불안감과 초조함 ~

그 때 느끼는  그 서늘함과 섬뜩함이란..

사카다의 손에서도  그 손을 떠난 돌에서도  아마 땀이 물씬 배어 나왔으리라.


아무튼 사카다는 귀신에 홀린 듯  끝없이 결정타를 놓치며  계속해서 헛발질을 해대고 있다.


드디어  211 手  終局 ~


" 졌습니까 ?  형편 없이 손해를 봤어요 ~ "   " 어느 쪽이 좋습니까 ? "

사카다는 특유의 칼칼한 톤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부산하게 물어 대고 있었다.


그러나 立會를 맡은  호사이 9段도 고개만 갸우뚱 댈 뿐, 아무런 말이 없다.

사카다는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듯  당사자인 吳 9段에게  직접 물어보지만..


" 자 ~  지어 봅시다."   돌아온 것은  吳 9段의 조용한 대답 뿐 ~



 

 

결과는  盤面  5 집 ~ !!    빅 이었다.

이로써  兩雄은 모두 쓰러졌다.


' 龍虎가 相搏하면  둘 다 쓰러진다 '  는  옛말이 이처럼 딱 들어맞을 수가 없었다.


결국 吳淸源과 후지사와는  9 勝  3 敗로  동률을 이뤘으나

' 동률일 경우, 빅 勝에 우선한다.'  는  名人戰의 규약에 따라  동률 재대국은 없었고

初代 名人位는  하시모토에게 敗한 후, 재대국을 각오하며  밤거리를 서성이던 후지사와의 몫이 되었다.


참으로 희한한 것은  7~8 局 정도는 나타나리라 예상했던 빅이 그때까지 단 한 판도 없다가

가장 미묘한 시점에서  그것도 최후의 한 판에서  절묘하게 출현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1 년  8 개월이란  대장정를 치른  第 1期 名人戰은  한밤중의 우여곡절 끝에

初代 名人位를  후지사와에게로 굴러 떨어뜨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