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책

高川秀格 (다카가와 슈가쿠) 全集

野 人 2008. 6. 18. 03:25

 

 

 

 

 

 


 

 

 

 

 

 


 


 

 

 

 

 

 

" 高川의 白番 ~ !! "  이라  불릴 정도로  그는 특히  白番에 능했다.

 

그 비결은  ' 절대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두어 가면서  黑의 정신적인 약점인, 樂觀과 悲觀이라는.. 

人間이기 때문에  드러낼 수 밖에 없는 -

그 정신적인 헛점을 파고드는  妙를 체득하고 있기 때문 '  이라는  評이다.

 

일찍이  林海峰의 바둑을  ' 바다와 같다 '  라고  評한 사람은 바로 다카가와였다.

그러나 高川의 바둑이야말로 진정 바다를 닮았다.

林의 바둑은  妙手도 없고 惡手도 없이..   뚜벅 뚜벅 ~

그저 밀면 당기고 당기면 밀어붙여 이겨버리는 ,  그 육중한 허리 힘은

차라리 바다보다는 太山을 연상케하는 면이 있다.


사카다가 불꽃이요  林海峰이 太山였다면  高川의 바둑은 심해를 도도히 흐르는 물이었다.

자칫 답답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는 바둑을  여유와 기다림의 美學으로 승화시킨  高川 ~

동양화의  ' 여백의 美 '  를  바로  高川 바둑에서 느낄 수 있다.


홍인보位를 소리 없이  9 년간 제패했고..

또  이 기간 동안  對 吳淸源 戰  11 連敗라는  생지옥도 경험했다.

천하의 本因坊을 11 連敗로 몰아붙이는  吳淸源의 괴력도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이후, 그 참담했던 전적을 딛고  생지옥에서 헤어나오는  高川의 힘 또한 괴력이었다.


선생만이 지닌  흉내 낼 수 없는  ' 멘탈의 승리 '  랄  수 밖에..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 법이다.


스스로 제창했던 50 歲 한계론을 극복하며  또 다시  53 歲의 나이로  名人位에 우뚝서는  다카가와 ~

그 알 수 없는 근성과 저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중 허리 - 林海峰을 다루던 솜씨는  과연  名 不 虛 傳  ~ !!

 

" 인간은 누구에게나 회복 능력이 있다."  는  스스로의 말을  잘 입증한 셈이다.

謙讓과 無慾이라는..  그의 技藝와 哲學이 아니고서는  감히 근접할 수 없는 경지로 보인다.

 

" 전혀 이길 의사가 없어 보이는 사람같다."

" 저렇게 둬도 이길 수 있다니  이상한 일이다."

 

' 이상하다 '  -  ' 불가사의하다 '  란  말은  항상 그의 곁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무책임한 참새들은  심지어  ' 강하지 않은 데도 계속 이겨가니 이상하다 '  라는  식의

폄하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天敵 사카다 선생은

" 강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라고  일축하고 있다.

 

상대가 뻔히 보고있는 가운데  천연덕스럽게 封手點을 기입하는  高川 ~

심지어는 아예 封手點에 직접 돌을 놓으며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ㅎㅎ

 

이쯤 되면 대범함인지 달관인지..  잘 구별이 가지 않는다.

알 수 없는 高川의 정신세계에는  후지사와마저도 혀를 내두르곤 했었다.

행여 좌표가 틀릴 것을 염려하여  封手를 극도로 꺼렸던 후지사와 선생이고 보면

이 대목에서 만큼은  高川 선생의 대범함이 한없이 커 보였으리라.

 

복잡한 것보다는  언제나 간명한 길을 택했던  다카가와 ~

어려운 길보다는  기꺼이 알기 쉬운 길을 택했던  다카가와 ~

상대로 하여금 두고 싶은 곳을 맘껏 두게 해 놓고도..  그러나 바둑은 여전히 互角이었다.

설명할 길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는  참으로 괴이한 힘이었다.


節制의 美學을  잘 보여줬던  다카가와 ~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다카가와 ~

 

節制의 美學과  기다림의 美學 ~ !!

이른바  ' 高 川 流 '  의  근간이요  핵심이라 하겠다.


神韻이 넘쳐난다는  吳淸源의 풍모도 멋졌고

身邊에서 늘 鬼氣를 내뿜던  격한 몸짓의 사카다 선생도 매력적이었지만

항상 단아하고 정갈했던..  선생의 자태도 더없이 멋져 보였다.


선생의 言行  하나하나는 과연  최고의 知性派  高川다운 行馬였다.


' 두텁지는 않으나 神韻이 飄飄하고  박력은 부족하나 行雲流水의 妙味가 있다.'

'棋道' 誌가 43 年에 評했던 六段 시절  다카가와 선생의 棋風이다.  이 때도 奧妙하기는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렇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둔다는 점에서는  얼핏  ' 林 海 峰 流 '  와  비슷해 보이지만,,

묘하게도  ' 高 川 流 '  에서는  林海峰 바둑의 뭉툭하고 둔탁한 느낌의 두터움은 또 찾기 어렵다.


사람들은 유유히 하늘을 나는 학의 날개짓에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보면서 지루하다 말하지 않는다.

高川의 바둑은  바로 그런 바둑이다.


本 因 坊   九 連 覇 에  빛 나 는   平 明 流 의  巨 匠

22 世   名 譽  홍 인 보    秀    格


 


 

 

 

 

 

 

 


淸源의 바둑에서 自由를..  사카다의 바둑에서는 불꽃을 보았다면

高川의 바둑에서는 경건함을 느꼈다.

어쩌면  勝負師 - 다카가와보다는  哲學者 - 高川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본다.



" 流 水 는   不 爭 先 이 요 ~    바 둑 은   均 衡 이 라 ~~ "

지극히 平凡했던 한칸과 모자의 非凡함을 일깨워 준   知 性 派  勝 負 師  다 카 가 와  !!



高   川   秀   格     全    集


昭和 54年  日本棋院 創立  五十五周年  記念 出版

日本棋院 發行   /   限定  2,000 組   /   定價  98,000 円